
대전은 공정하게 살고 있는가.
시민이 믿고 맡기고자 하는 공복은 그대로 믿을 수 있는 것인가. 이 믿음이 흔들린다.
최근 대전시가 하는 행정행태를 보니 이 흔들림이 가볍지 않다.
시민을 두려워한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을 일사천리로 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 단적인 예가 옛 충남도청사 훼손이다. 청사 건물과 주변 나무들을 순식간에 망가뜨린 과정은 황당하다는 말 이외에 별 다른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더 황당한 것은 이 일을 대하는 대전시 태도다.
대전시가 최근 발표한 자체감사 결과를 보면 이번 일은 담당 공무원들이 '과욕'을 부려 벌어진 일이다.
공무원이 욕심만으로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 지위가 정무직이던 정규직이던 일단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 공직의 권위가 적폐다. 적폐의 힘은 공직의 의무와 책임을 벗어난다. 그 내면에는 적폐들끼리 믿음이 있다.
'우리끼리 믿음'이 '공정'이라는.
우리말 사전에 공정은 '공평하고 올바름'이라고 풀이돼 있다.
지금 대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일들은 과연 공평하고 올바른지 물어야 하겠다. 공직에 앉히려면 자격을 따지지 못했더라도 권한을 휘두르게 방치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잘못을 한 당사자 외에 다른 희생자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삶이 힘든 우리 시민이 세세히 따지지 않아도 공직자라면 스스로 해야 할 책무다.
내 사람만 챙기겠다는 회전문 인사가 빚어낸 대전의 비극이다. 규정과 법규에 앞서 인사권자의 전횡이 만들어낸 자만이다.
대전시가 그동안 행해 온 '정무직 인사'가 그 능력은 고사하고 공직을 수행할 자격 정도는 살펴봤는지 모르겠다.
LH 직원들이 벌인 투기 행각은 돈이라도 벌 수 있다고 치고 용기가 돈에서 나왔다고 보자.
대전 공무원들은 무엇을 위해 한 일일까.
어떤 배짱에서 앞뒤를 가리지 않고 일을 저질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정하게 그 자리에 제대로 된 사람이 있지 않았다는 결과다.
사람을 쓰는 일이 모든 일이라는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표현 그대로다. 사람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 공평하고 올바른 인사 기준이 중요하다.
그 공정이 대전에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공정은 어디에도 있어야 한다. 대전에도 있어야 하는 그 공정이 인사서부터 무너져 대전 역사를 허물었다.
공평하고 올바른 일이 대전에서부터 시작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