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담배보다 덜 해로운 전자담배? 알고 피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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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담배보다 덜 해로운 전자담배? 알고 피면 더 무섭다
  • 이재범 기자
  • 승인 2021년 03월 24일 18시 01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3월 25일 목요일
  •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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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서 포름알데하이드·아세트알데하이드 등 발암물질 검출
미국선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 폐손상·사망사례 보고 돼
전자·일반담배 혼용땐 대사증후군 유병률 비흡연자의 2.79배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전자담배는 2003년 상품화된 뒤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확산됐다. 국내에서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더불어 2014년에는 새로운 신종담배인 가열 담배(궐련형 전자담배)가 세계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2017년 6월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궐련의 연소과정을 거치지 않고 니코틴 용액을 기화시켜 인체로 흡입한다. 가열 담배는 특수하게 만든 담배와 첨가물을 350도 이하로 가열해 기화제를 이용, 흡입하게 한다.

◆액상, 기체 성분에 발암 물질

전자담배의 도입과 사용 증가는 유해성에 관한 논쟁을 일으켰다. 전자담배 생산자는 기존의 궐련에 비해 덜 해롭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및 국내 연구진에 의해 수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자담배 액상에서는 포름알데하이드, 아세트알데하이드, 담배특이니트로사민 등과 같은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수증기’로 홍보됐던 배출물도 수증기가 아닌 중금속이 포함된 에어로졸로 확인됐다. 또 가열 담배의 에어로졸에서 몇 가지 독성물질이 일반 궐련의 연기보다 더 높은 농도로 나타나기도 했다. 일반 궐련 연기에는 존재하지 않는 부가적인 독성물질도 발견됐다. 실제 2019년 10월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한 폐 손상 및 사망사례가 보고됐다.

◆심혈관질환 위험 일반 담배보다 높아

금연을 목적으로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흡연자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궐련과 함께 전자담배를 혼용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전자담배와 궐련을 함께 피우는 흡연자의 소변에서 니코틴과 발암물질 등은 궐련 단독 흡연자와 유사한 수준으로 검출되고 있다. 또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함께 피우는 흡연자는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비흡연자의 2.79배, 일반 흡연자의 1.57배나 높았다. 대사증후군은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이다. 심장 및 혈관 이상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금연을 목적으로 신종담배를 선택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자담배 흡연은 우울 증상과도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연구에서 전자담배 경험군에서 우울 증상이 있을 위험도가 전자담배 비경험군에 비해 1.71배 높게 나타난 것이다. 미국 심장학회에서 전자담배 사용자에서 우울증 등의 기분장애 발생률이 2배가량 높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청소년 흡연율 20배 높여

전자담배는 청소년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중 한 번이라도 전자담배를 경험한 비율은 7.9%로 나타났다.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이 있는 청소년은 3년간 무려 20배가 증가했다.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 이유 중 하나는 덜 해롭기 때문이라는 응답은 호기심(22.9%)에 이어 두 번째(18.9%)였다.

이는 제조 및 판매회사가 전자담배 성분이나 배출물에 독성물질이 궐련에 비해 적다는 것을 마치 ‘건강에 덜 해로운 것’으로 광고해 잘못된 인식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은 궐련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전자 흡연만 사용하는 청소년이 궐련 사용자가 될 확률이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보다 4.3배 높았다. 전자담배 사용자의 건강뿐만 아니라 비사용자 특히 청소년에서 궐련 사용 증가와 비사용자에서의 간접 노출 등을 고려했을 때, 전자담배는 국민 전체의 보건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신황식 순천향대 천안병원 교수는 “전자담배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올바르게 잡아주며 일반 담배의 대체제로서 전자담배가 인식되지 않도록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 역시 일반 담배와 동일하게 시행되는 등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가정의학과 신황식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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