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도 핑크빛이다. 매운맛은 한물갔다. 사람들이 불 맛으로 지친 속을 달래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부드러움을 찾는다. 이젠 '로제'의 시대다. 로제 소스는 토마토소스에 크림을 섞은 것이다. 색깔 때문에 프랑스어인 'Rose(핑크빛)'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대세긴 대세다. 음식업계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핑크색 옷을 입었다. 신상 메뉴엔 다 '로제'가 붙어있다. 음식에도 봄이 왔다.
☞가장 눈에 띄는 메뉴는 단연 떡볶이다. 사실 '로제 떡볶이'는 지난해 이미 화제 됐었다.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김민경의 먹방 덕분이다. 이후 해당 떡볶이 업체는 유명세를 치렀다. 그리고 현재 다시 붐을 일으키고 있다. 가맹점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늘어났다. 수도권은 먹기조차 어렵다고 한다. 배달 지연·취소가 일상이란다. 아마 이 비결엔 ‘분모자’를 빼놓을 수 없다. 이름도 생소한 ‘분모자’는 중국 동부지방의 당면이다. 모양이 마치 가래떡처럼 굵고 길다. 파스타·떡볶이를 둘 다 먹는 듯한 오묘함을 느낄 수 있다. 다른 떡볶이 업체도 이에 질세라 로제에 뛰어들고 있다. 이외에도 로제찜닭·로제닭발·로제맥주·로제와인 등이 출시됐다.
☞가요계도 ‘로제’ 열풍이다. 블랙핑크 로제 신곡이 인기다. 해외에서도 알아준다. 로제의 솔로 싱글 앨범 타이틀곡 'On The Ground'는 빌보드 '핫 100'에 진입했다. 70위지만 의미 있다. 지금껏 K 팝 여성 아티스트의 솔로곡 중 최고 성적이다. 빌보드에 따르면 이 곡은 전 세계에서 9210만 건의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음원 판매량은 2만9000건이다. 앞서 이 곡은 영국 오피셜 차트 '톱 100' 싱글 차트에서도 4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로제' 세상이다. 여기저기 핑크빛이다. 현실은 잊은 채 마음에도 핑크가 번진다. 설렌다. 어쩌면 여기서 인간관계를 생각한다. 어디에 섞여도 사랑스러운 ‘로제’가 되고 싶다. 김윤주 편집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