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설득 끝 보이스피싱 막았다
상태바
끈질긴 설득 끝 보이스피싱 막았다
  • 심형식 기자
  • 승인 2021년 03월 25일 18시 58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3월 26일 금요일
  • 3면
  • 지면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축협 최선미 계장
▲ 보이스피싱에 걸려들었음에도 이를 부인하던 고객을 끝까지 설득해 재산을 지켜낸 청주축산농협 봉명지점 최선미 계장. 청주축산농협 제공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한 은행의 창구 직원이 신종 보이스피싱을 막아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직원은 보이스피싱이 아니라며 부인하던 고객에게 직접 증거를 찾아 제시하며 설득해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청주축산농협 봉명지점 최선미 계장에게 한 고객이 방문해 수천여만원의 계좌이체를 요청했다. 이 고객은 송금할 금액이 ATM기의 이체한도를 넘어서자 창구를 찾았다.

최 계장은 보이스피싱 예방 메뉴얼대로 고액이체 요청에 대해 송금목적을 물었다. 이 고객은 처음에는 단순히 지인에게 돈을 갚기 위해 송금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때 최 계장의 촉이 발동했다. 최 계장은 고객의 통장거래 내역에 지난 22일 거액의 캐피탈대출금이 입금된 것을 이상하게 여겨 질문을 이어갔다. 하지만 오히려 고객은 “지인에게 보내는 것이 맞다”, “왜 빨리 처리해주지 않냐”며 화를 냈다. 흥분한 고객을 책임자와 함께 진정시킨 최 계장은 지인을 사칭한 SNS 보이스피싱이 많으니 직접 전화통화를 한 후 송금할 것을 권유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지인이 해외에 있어 통화가 불가능하다였다.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고객을 설득한 최 계장은 고객의 SNS를 확인하고 전화금융사기임을 확신했다.

마음을 돌린 고객은 해외에서 금괴를 싸게 샀는데 얼마전 일부 금액을 송금했다고 털어놨다. 또 물건이 오는 중이고, 영수증도 받았으며 UPS(국제배송회사) 사이트에서 영수증에 적힌 운송장번호를 조회해보면 위치 추적도 된다며 직접 사이트를 보여줬다.

고객의 휴대전화에는 배송추적내용이 보였지만 실은 가짜 악성앱이었다. 다른 휴대전화로 사이트에 들어가 운송장번호를 조회하니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 최 계장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후 고객에게 설명하자 그제서야 고객도 보이스피싱에 걸려들었음을 알고 송금요청을 중단했다. 틀림없이 금괴를 저렴하게 샀다고 여기던 고객은 송금을 중단한 후 경찰에 신고했다.

최 계장은 “평소 보이스피싱의 다양한 사례를 관심있게 찾아본다”며 “특히 노령자는 소액이체라도 더 주의깊게 관찰하는 습관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훈련한대로 했는데 고객의 재산을 지켜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빠른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