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고위공직자 ‘똘똘한 한 채’ 서울로… 공무원 특공 재산증식 수단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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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고위공직자 ‘똘똘한 한 채’ 서울로… 공무원 특공 재산증식 수단 증명
  • 이승동 기자
  • 승인 2021년 03월 25일 20시 30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3월 26일 금요일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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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용 공개
다주택자 대다수 세종아파트 처분해
사진 = 세종시 아파트 건설현장 전경. 연합뉴스
사진 = 세종시 아파트 건설현장 전경.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한채만 남겨라’

 정부세종청사 고위 공직자 상당수가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 소재 고가 아파트를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 제도(공무원 특공)를 통해 거머쥔 세종시 아파트를 포기하고, 시세차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집을 남긴 셈이다. 공무원 특공이 세종시 이주 목적이 아닌 일부 고위공직자의 재산증식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25일 관보를 통해 '2021 고위공무원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용’을 공개했다.

 우선 주택정책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다주택 고위 공무원 대다수가 세종 아파트를 팔고 서울 강남아파트를 지켰다.

 윤성원 국토부 제1차관과 손명수 제2차관은 나란히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했다.

 윤성원 제1차관은 지난해 세종시 소담동 새샘마을 6단지 아파트(59.97㎡)를 4억 2300만원에 팔았다. 종전 보유가액은 1억 9400만원이었다. 반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 경남논현아파트(83.72㎡)는 지켰다.

 손명수 제2차관 역시 세종시 반곡동 캐슬&파밀리에 디아트 아파트(84.45㎡)를 3억 8700만원에 매도하고, 서울 송파구 오금동 현대2-4차 84.98㎡ 아파트(9억 1700만원)만 보유하고 있다.

 김상도 항공정책실장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를 선택했다. 세종 도담동 도램마을 10단지(84.76㎡)는 7억 4500만원에 매각했다. 이 아파트의 종전 보유가액은 2억 9800만원이었다.

 황성규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 상임위원은 종전가액 3억 4800만원의 세종시 도담동 도램마을 15단지(84.99㎡) 아파트를 7억 3000만원에 매도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임광아파트(136.38㎡)는 포기하지 않았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도 배우자와 공동명의의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아파트(124.10㎡) 1채를 지키는 대신 2011년 분양받은 세종시 한뜰마을 아파트 1채를 팔았다. 이를 통해 6억원 이상 재산이 늘었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세종 반곡 아파트를 8억 5000만원에 팔고 배우자 공동명의의 서울 용산 아파트를 남겼다. 세종 아파트의 종전 가액은 3억 6634만원이었다.

 신열우 소방청장은 지난해까지 보유하던 종전가액 2억 2200만원의 세종 아름동 아파트(85㎡)를 3억 5000만원에 매도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직장 근처 아파트를 뒤로하고 서울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은 공무원 특공이 재산증식을 위한 특혜가 돼버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공무원 특공을 통해 특가로 받은 집을 팔아 적절한 이익을 실현한 셈이다. 세종시 무주택자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공무원 특공제도의 추가 개선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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