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KAIST 인공지능(AI) 대학원이 대전과 서울 투 트랙 체제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지역에선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대전 본부엔 ‘교육기능’을, 서울 분원엔 ‘산업계 협업’을 중심 전략으로 검토 중인데, 이미 핵심 교원 대부분은 서울로 이전한 상황이라 교원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광형 KAIST 신임총장은 부임 후 학내구성원들과 AI대학원 이전을 재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KAIST는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사실상 AI대학원을 서울로 이전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AI대학원을 서울 홍릉캠퍼스로 옮겨 경영대와 AI분야 공동 융합연구를 추진하겠다는 것. 이에 본원이 위치한 대전 지역사회는 물론 학내 구성원들은 KAIST의 독단적 추진이라며 강한 반발을 샀다. KAIST 전산학부, 전기및전자공학부는 물론 명예교수들은 성명서와 SNS를 통해 학문 간 교류와 융합이 필요한 AI 연구를 대전 본원과 멀리 떨어진 서울에서 진행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비판했다.
잇따른 부정적 여론 확산으로 최근 KAIST는 AI대학원 이전 문제를 재논의했으며 현재 이원체계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 본원에 AI대학원 본부를 두고 AI와 타 전공 간 융합을, 서울에선 산·학 협력으로 인재양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교육기능만 남게 될 대전의 지역 AI산업 발전에 대한 전략은 부재하고, 권역별로 AI대학원을 지정한 취지와도 맞지 않게 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또 서울로 이미 연구터전을 옮긴 KAIST 핵심 교원 5~6명은 서울에 잔류하게 돼 교원 부족 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핵심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에서 대전 본원의 교육기능은 또 얼마나 실효성 있게 추진될 지도 의문인 상황.
대덕연구단지 내 한 AI커뮤니티 관계자는 “정부에서 충청권에 유일하게 KAIST에 AI대학원을 지정한 이유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대전보다 서울에 있는 것이 교원 확보에 더 유리하니까 전략적 차원에서 투트랙 체제를 고안한 것 같은데 정작 거점인 대전은 껍데기만 남고 알맹이는 서울로 가게 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