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넘어서는 산·연 상생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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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넘어서는 산·연 상생의 길
  • 충청투데이
  • 승인 2021년 04월 05일 18시 31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4월 06일 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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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수 ETRI 기술상용화센터장

‘카르페 디엠’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경구다.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인데 개인적으로는 대학 시절에 본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크게 감동을 받아 여태껏 가슴에 새긴 말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미국의 한 명문 사립학교에 부임한 키팅 선생님이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학교의 엄격한 전통과 규율에 순종하며 오직 공부에만 목숨을 건 제자들에게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일깨워주며 순간을 즐기며 살 것을 도전하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그런데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위기로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일까. 이따금 ‘카르페 디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산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기라도 한 것일까?’ 하는 회의감이 들곤 한다.

지금 처한 삶 자체가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인지 즐긴다는 말 자체가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필자의 주 업무인 중소기업의 기술 상용화를 돕는 일만 하더라도 그렇다. 코로나 위기로 지원 여건이 날로 악화될 때에도 이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중소기업 기술 상용화 지원프로그램을 더욱 고도화하고 보다 기업친화적인 형태로 개선해 봤지만 중소기업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정부의 중소기업지원 노력에 부응해 코로나 피해기업에는 시험 및 장비 공동활용에 대한 파격적인 무상지원 혜택까지 제공해 보아도 기업의 기술 상용화 활동에 새바람을 불어 넣기에는 한계가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코로나 위기는 우리나라의 대부분 중소기업이 똑같이 겪고 있는데 왜 기업들은 서로 다르게 행동하는 것일까?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왜 어떤 기업은 경영활동을 크게 축소하는 데 반해 또 다른 어떤 기업은 오히려 반대의 행동을 보이는 것일까?

이것을 카르페 디엠의 관점에서만 보면 경영활동을 축소하는 것도 확대하는 것도 현재에 충실한 그들만의 방편일 수 있기에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루하루가 생존이 전쟁터인 그들에게 더 이상의 조언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한마디 말에서 발견한 실마리를 지면을 빌어 나누고 싶다.

“당신의 수레를 별에 매어 두시오!” 그렇다. 일상은 수레와 같아서, 수레가 무거워질 때 우리는 바닥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 이 순간 수레가 별에 매달려 있다면 비록 무겁고 힘든 길을 가더라도 결코 목적지를 잃고 방황하지 않게 될 것이다.

카르페 디엠,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즐기며 살아가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위기를 건너가기 위해서는 카르페 디엠을 별에 매달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그때 우리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중소기업과 정부출연연구원이 상생협력을 멈추지 않는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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