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치료로 조기 완치 가능
상태바
균형 치료로 조기 완치 가능
  • 박길수 기자
  • 승인 2004년 01월 07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4년 01월 07일 수요일
  • 27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성통증과 우울·불면증
▲ 척수신경근이 압박되어 파행증이 나타날 경우에는 소염제, 진통제 또는 온열요법과 같은 물리치료만으로는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신경차단 요법을 쓴다.
많은 직장인들은 목 뒷부분에서 어깨까지 항상 무겁고 뻣뻣한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

특히 사무직 종사자들의 잘못된 자세는 근육의 긴장을 유발시키며 근육이 수축된 뒤에도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딱딱하게 굳는다.

근육이 뭉쳐지면 피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산소의 공급이 부족해지고 노폐물이나 통증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이 쌓인다.

통증은 다시 근육을 긴장시키면서 통증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 윤건중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만성 통증 환자 4명 가운데 1명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울증 증세가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만성 통증을 겪는 환자는 일의 능력이 떨어지고 직장생활 및 경제적 어려움 등이 점차 누진돼 심리적인 초조감, 불안감이 가중돼 우울증을 유발시킨다"고 덧붙였다.

그러므로 만성 통증과 동반된 우울증은 통증의 치료와 더불어 반드시 치료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만성 통증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

◆우울증

우울증은 정상적인 감정 반응인 우울한 기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울한 기분은 며칠 혹은 몇 주에 걸쳐 유쾌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며 이 기분이 지속되지 않는 한 신체 기능적으로 볼 때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면서 정신적, 신체적 기능 이상을 초래할 때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울증의 가장 주된 임상적 증상은 잦은 피로감, 의욕 상실, 허무감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지만 간과하기 쉬운 다양한 증상들이 있을 수 있으며, 요통이나 만성적 피로감 등의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증과 만성 통증

우울증과 만성 통증과의 상호 관계는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만성 통증 환자에서 임상적 우울증이 동반될 확률은 22∼78%까지 보고되고 있으며, 우울증이 있는 환자에서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빈도는 30∼100% 수준이다.

이러한 빈도는 정상인에서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는 빈도 15∼20%와 비교할 때 만성 통증과 우울증의 관계가 어느 정도로 상호간에 긴밀한 관계가 있는지를 짐작케 한다.

또 여성이 만성 통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우울증 발생 빈도가 높으며, 만성 지속성 두통을 가진 환자에서도 다른 통증 질환과 비교해 우울증 발생 빈도가 높다.

특히 불안장애를 가진 우울증 환자에게서 통증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은 경향을 가지고 있다.

만성 통증에 따른 반응성 우울증(reactive depression)의 상호 관계는 약 50∼54%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시간적 동일성이 있다고 보고됐다.

일반적으로 통증이 쉽게 유발될 수 있는 상황은 ▲건강 염려증, 수술을 원하는 상태, 원인이 불확실한 설명할 수 없는 통증을 호소하는 신체 상태 ▲냉혹한 성격, 이상주의자, 일 중독, 그리고 감정을 전혀 표시하지 않는 성격 ▲ 피곤감, 무력감, 섹스나 사회생활을 즐기지 못하거나, 불면증이 있는 우울한 상태 ▲ 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 만성 통증 환자의 가족, 배우자 학대 등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이다.

◆우울증 치료

많은 연구자가 항우울제를 사용해 만성 통증과 우울증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고 여긴다.

특히 편두통, 긴장성 두통, 요통, 당뇨병성 신경병증(diabetic neuropathy), 관절통, 악관절 이상을 동반한 비정형성 안면통 등에서 항우울제를 사용해 성공적으로 통증을 치료할 수 있다.

또한 항우울제를 사용해 우울증이 없는 만성 통증 환자에서도 통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불면증

이들 대부분의 환자들은 만성 통증이 시작되기 전에는 수면에 전혀 문제가 없던 환자들이었으나 통증이 발생한 이후에는 잠자리가 안락하지 않기 때문에 잠들기가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

통증이 심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수면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는 점점 뚜렷해지고 불안한 상태로 잠이 들게 되어 환자는 자주 뒤척이고 시간마다 잠에서 깨어나게 돼 건강이 악화되게 된다.

또 몇 번 잠에서 깨어나게 되면서 아침에 일찍 깨어나고 다시 잠들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환자는 통증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혹시 의사가 오진을 한 것이 아닌지, 아니면 말 못할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이렇게 심한 통증을 가지고 일생을 살아가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불안한 상태가 된다.

결국 수면을 잘 취할 수 없는 만성 통증 환자는 불면증뿐만 아니라 조절되지 않는 만성적인 통증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를 갖게 된다.

불면증 환자의 혀를 관찰해 보면 표면의 돌기가 없어져 마치 거울과 같이 미끈하거나, 지도 모양의 하얀 설태(舌苔)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우울증이 심한 만성 통증 환자는 정신과 의사의 자문을 꼭 받아야 한다.

올바른 균형 치료가 이루어지면 치료기간이 단축되고 완치가 가능해 사회로의 조속한 복귀가 가능해진다.

통증의 치료는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발병 후 조기 치료를 잘하면 만성 통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질병 초기의 통증의학 전문의 참여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올바른 진단과 치료는 만성 통증을 해결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도움 주신 분 : 충남대병원 이원형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 윤건중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빠른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