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 암으로까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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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통증, 암으로까지 번진다
  • 박길수 기자
  • 승인 2004년 01월 07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4년 01월 07일 수요일
  •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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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지속땐 우울·불면증… 자살 충동까지
▲ 우울증이 심한 만성 통증 환자는 정신과 의사의 자문을 꼭 받아야 하며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조기치료를 잘해야 한다.
통증이란 국제통증연구학회(IASP)는 '통증은 실제 또는 잠재적인 조직 손상을 동반한 불쾌한 감각적, 정서적 경험'이라고 정의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의과대학 개리 맥팔레인 박사는 지난해 관절염과 류머티즘 6월호에서 '만성적인 전신 통증은 앞으로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신의 관절이 아픈 만성 통증 환자들은 통증이 전혀 없는 환자에 비해 암 발병률이 60%, 신체의 일부에 통증이 있는 사람은 통증이 없는 사람에 비해 나중에 암에 걸릴 위험이 20%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통증은 환자의 생활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고 잠도 못자고 우울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만성 통증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삶의 의욕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커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해야 한다.

통증질환의 증상·예방법

통증은 크게 급성 통증과 만성 통증으로 구분된다.

급성 통증은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부상이나 급성 감염, 수술 등에 의한 통증이다.

이는 원인 질환이 치유되면 단기간에 소실된다.

만성 통증은 잘 치료되지 않고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로 진단이나 치료가 복잡한 양상을 띤다.

대부분 처음에는 신체적인 요인에 의해 시작해 점차 누진되는 심리적인 요인들에 의해 통증이 심해진다.

심리적 부담이 과중한 환자에게는 간단한 문제라도 쉽게 만성 통증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만성 통증은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고 불면증과 우울증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심하면 자살까지 시도하는 심각한 경우도 있다.

충남대병원 이원형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급·만성 통증의 원인과 치료를 연구하는 학문을 통증의학"이라며 "불면증과 수면장애는 지속적인 만성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치료법으로 통증 유발점 주사, 근육내 자극법 및 전기치료, 경막외 신경차단술(경추, 흉추, 요추, 미추), 말초신경 및 신경절 차단술, 성상 신경절 차단, 고주파 열응고술, 약물요법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근근막통증후군


통증 질환의 대표적인 근근막통증후군은 어깨와 목 뒤쪽, 허리, 엉덩이 부위에 잘 생기며, 땅기는 듯하면서 뻐근하게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아픈 부위를 손으로 누르면 압통점, 즉 통증 유발점이 있고, 근육을 따라서 통증이 다른 부분으로 뻗어나가기도 한다.

이는 육체노동자보다 사무직 종사자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스트레스와 긴장이 많이 초래되는 직업과 한 자세로 오랫동안 일을 해야 하는 컴퓨터 관련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보통 통증 유발점은 근육 내에 쌀 알갱이처럼 작고 단단한 게 만져지기도 하며, 어떤 때는 단단하고 굵은 밧줄 같은 것이 만져지기도 한다.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통증 유발점을 찾아서 이것을 비활성화시켜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고 정상적인 근육의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척추관 협착증


척추관 협착증은 버스 한 정거장 정도 거리만 걸어도 다리에 힘이 빠지고 터져나갈 듯한 통증이 생겨 더 이상 걷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보행시 허리 뒤쪽으로 내려앉는 듯한 압박감 때문이다.

이 증상은 우리 몸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척추신경을 보호하고 있는 척추관, 추간공 등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좁아져 척추신경을 눌러서 발생하게 된다.

이런 증상의 환자는 우선 보존적인 치료(약물 요법, 물리치료, 신경 차단 요법 등)를 시행하며, 보존적 치료로 효과가 없을 때와 하지마비 또는 배뇨장애와 같은 신경마비 증상이 생기는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척수신경근이 압박되어 파행증이 나타날 경우에는 소염제, 진통제 또는 온열 요법과 같은 물리치료만으로는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신경 차단 요법을 쓴다.

◆요부 추간판 탈골증


요부 추간판 탈골증은 요부 디스크로도 불리며 요통과 다리 뒤쪽으로 당기면서 방산통(다리 뒤쪽으로 아래로 전달되는 통증·좌골신경통)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 발 등의 감각이 둔해지고 운동기능도 약해지는 증상도 보인다.

치료에는 보존적 요법을 사용하는데 침상안정, 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등을 투여하고 통증이 있는 부위에 온열치료, 마사지, 초음파 요법 등을 이용하여 근육의 경직을 풀어준다.

최근에는 추간판에 눌려서 부종이 있는 신경근에 신경 차단을 실시해 확실하게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법이 시행되고 있다.

선택적 신경근 차단 요법이란 튀어나온 추간판에 눌려 좌골신경통을 일으키는 신경근을 찾아 통증을 유발시키는 신경근에 약물을 투여하여 신경의 부종을 빼고 통증 유발 물질을 씻어내어 통증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오십견


어깨를 다친 적이 없어도 팔의 윗부분과 어깨 전체에 통증이 나타나며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거나 잠을 자다가도 통증으로 인해 자주 깨어나는 증상이다.

처음에는 팔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있지만 점차 통증이 심해져 팔을 움직이기가 힘들어지며, 특히 팔을 머리 위로 올리거나 등 뒤로 움직일 경우 통증이 심해진다.

50대가 되면서 어깨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오십견'이라 부르며 어깨의 운동범위가 제한되기 때문에 어깨가 얼어붙었다고 하여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고도 칭한다.

치료방법은 관절 주위에 있는 통증 유발점과 관절강 내에 약물을 주사하는 약물 요법, 온열 요법 등의 물리치료, 관절 운동 범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운동 요법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3∼5회의 관절 주위 통증 유발점 주사와 약물 요법으로 통증을 감소시킨 후 환자 스스로 운동 요법을 시행하면 증상이 많이 완화된다.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


교통사고 등으로 수술을 받거나 수술을 받지 않고 다친 후에 손상받은 부위가 다 나았지만, 시리고 저리며 아프고 가끔 화끈거리고 부은 증상이다.

손상받은 부위가 겉으로는 다 나았기 때문에 꾀병이라고 오해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수술 부위가 아물어 갈수록 환자는 수술 부위가 시리고 저리고 가끔 열이 나는 듯 하여 통증이 있는 경우 담당의에게 아픈 증상을 호소하지만, 수술은 잘되어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 경우 이 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치료법으로는 예민해진 교감신경계를 차단하여 본래의 안정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밖에 신경계를 안정화시키는 약물로서 진정제, 삼환계 항우울제, 신경계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 등을 혼합투여하며, 통증이 완화되면 적극적인 운동 요법과 물리치료를 시행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퇴행성 슬관절염


무릎의 통증이 아침에 일어나면 약간 뻐근했다가 낮에 걸어다니거나 계단 등을 오르내리면 통증이 악화되고 무릎에 전체적으로 부종이 있으며, 무릎 주위에 열이 나는 증상이다.

무릎 관절 사이가 비대칭적으로 정상보다 좁아져 있거나, 무릅 주위에 비정상적인 작은 뼈가 자라나는 증상이다.

퇴행성 변화이므로 먼저 약물 요법과 물리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관절 부위에 염증과 부종이 있기 때문에 소염진통제와 온·냉찜질을 겸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 신경 차단을 시행하며 고령이거나 퇴행성 변화가 심한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도움 주신 분 : 충남대병원 이원형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 윤건중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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