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이번엔 제대로 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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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이번엔 제대로 뽑아야
  • 유순상 기자
  • 승인 2010년 05월 28일 00시 04분
  • 지면게재일 2010년 05월 28일 금요일
  •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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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상
6.2 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지역의 살림살이를 책임질 일꾼을 뽑는 중요한 선거이나 국민들의 관심은 냉랭하기만하다.

그동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후보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생략한 채 단체장, 의원 여부에 상관없이 자신이 지지하는 당 소속 후보들을 ‘묻지마식’ 으로 선택하는가 하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대충 투표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투표날 투표도 하지 않고 놀러가는 사람보다는 낫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신이 생각없이 한 투표가 훗날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를 감안한다면 투표를 안 한 것 만큼이나 해악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지방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오래 전에 지인이 한 말이 생각난다.

“일본은 지방자치단체장을 잘못 뽑으면 그 자치단체가 고생을 엄청 많이 합니다. 단체장의 비리 등으로 문제가 생긴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중앙정부의 지원이 안돼 소속 공무원들이 월급을 못받고 주민들도 각종 개발 등에서 차별을 받는 등 자치단체장을 잘못 뽑은 것에 대한 철저한 대가를 치룹니다.”

비단 단체장 뿐만 아니라 지방의원, 교육감 등 지방선거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엉뚱한 후보자를 당선시킬 경우 주민들 개개인에게 와닿는 직접적인 피해는미미하지만 이에 따른 간접적인 피해는 적지 않다.

우리들의 혈세가 엉뚱한 곳에 낭비되는 것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가장 큰 관 심사중 하나인 2세교육 등 각종 정책과 행정 등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소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충청민들은 깜짝 놀랐다.

건설업자로부터 아파트 등을 받아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위조여권을 이용해 해외로 도피하려했던 당진군수가 검거됐기 때문이다. 이 보도를 접하면서 대다수 지역민들은 액수에 놀랐 뿐만 아니라 과연 군수까지 지낸 사람이 밑바닥 인생처럼 도망을 다녀야 한다는 것에 개탄을 금치 못했다.

당진군수 뿐만 아니라 민선 4기에 들어서만도 대전, 충청지역에서 승진 등의 대가로 돈을 충북 옥천군수가 구속됐고 홍성군수도 버스공영터미널 건립과 관련해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2008년 재선거로 당선된 연기군수도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금품이 문제가 돼 군수직을 잃었다. 전국적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아 비슷한 뉴스를 접해도 이제는 만성이 돼 충격파가 그리 크지 않다.

이제는 더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서는 안된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 선택의 가장 중요한 잣대는 청렴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의원이냐 단체장이냐, 교육감이냐는 등 출마 분야에 따라 조금은 다른 능력이 요구되지만 공통된 부분은 청렴도이다.

민선 4기에 기소된 단체장이 지난 4월말까지 광역단체장 5명을 포함, 모두 118명이나 되고 기초단체장중 전체 230명중 113명(49.1%)이 재판을 받아 그중 45명(19.6%)이 중도에 직위를 잃었다는 한 보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거직의 경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보수가 많은 것은 아니다. 직위에 따라 판공비라는 것이 있어서 월급에 한푼도 손을 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선거때 음성적으로 투입한 돈까지 생각한다면 소위 말해 월급만으로 본전을 챙기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직위를 이용한 눈먼 돈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올바르게 자신의 직위를 수행하는 걸 불가능하게 만든다.

한 대리운전 기사가 한 말이다.

“먹고 살기 힘들어 대전시장이 누가되던 상관하지 않습니다. 투표도 안 할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상당수 일 것이다. 먹고 살기가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선거에서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아서 이왕이면 더 잘 살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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