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門 지나 과거여행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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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門 지나 과거여행 떠나요
  • 박병립 기자
  • 승인 2004년 02월 19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4년 02월 19일 목요일
  •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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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하는 문화유적 나들이

아침 저녁의 찬 기운은
콧등을 빨갛게 물들이지만
한낮에 볼을 간지럽히듯
따사로운 햇살은 먼 발치에서 다가오는
봄을 느끼게 한다.
초등학교 등은 새 학기 준비에 여념이 없으나
학생들은 이때가 잠시나마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황금시간.
부모들도 자녀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
가족애를 돈독히 할 수 있는 호기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하는 시간이 많을 수록
성장기의 인성 함양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대화를 통해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도 하고 부모와 자식이라는 수직적인 관계를 넘어 사랑하는 한가족이라는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조금 더 짬을 내
자녀들의 손을 잡고
문화유적지나 박물관 등을 둘러보며
교육적인 효과도 보는 것은 어떨까.

▲ 금강을 가로질러 놓인 금강교를 지나면 만나게 되는 첫 번째 유적지인 공주 공산성은 백제의 대표적인 고대 성곽으로 한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한 후의 도성이었다. /지영철 기자

조상들의 얼과 넋이 서려 있는 전통가옥과 마을 등 문화유적지는 큰 비용 없이도 놀이와 학습이 가능한 곳.

무더운 계절인 여름에는 시원하고 추운 겨울엔 따뜻하도록 만들어진 전통가옥의 남향 구조는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뤄 살아갔던 자연친화 정신 및 삶의 지혜가 담겨 있어 자녀들에게 자연보호 의식 고취는 물론 과학적인 원리까지도 깨닫게 해 준다.

또 정자나 느티나무 밑 대청마루는 바쁜 일상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여유가 바로 우리 옆에 있고, 마음만 먹으면 이 같은 여유를 충분히 누릴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 공주 공산성.
이런 정자나 대청마루 밑에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녀들에겐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와 함께 현판에 적힌 선조들의 위대한 업적은 자녀들에게 적지 않는 귀감으로 다가서며 큰 꿈을 품고 정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봄 소식을 전하는 상쾌한 바람이 뺨을 스치는 산성의 돌담길을 거니는 것도 가족간 좋은 시간. 푸른 대나무숲과 봄바람은 사색하는 데 있어 더 없는 친구가 돼 줄 것이다.

대전 근교에는 우암사적공원과 동춘당공원 등 유서 깊은 사적공원이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찾아 볼 수 있다.

문화유적지를 둘러본 적이 있다면 교육박물관 등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과학적 사고와 창의력 및 다양한 문물을 접할 수 있는 곳 중 으뜸인 박물관은 학교 밖의 또 다른 교실이다.

특히 종이로 만들어진 교과서 등 인쇄물을 항상 옆에 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종이가 만들어지는 원리와 인쇄과정 등을 설명·전시해 놓은 종이 및 인쇄 박물관 등의 관람은 공책 한 장, 책 한 페이지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준다.

또 지금의 질 좋은 공책을 사용하는 자녀들에게 박물관에 전시된 1970∼1980년대 공책을 통해 어렵게 공부한 부모들의 시대상을 직접 보여 주면 공부에 보다 정진할 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다.

이와 함께 연구단지에 있는 중앙국립과학관은 자녀들이 신기하고 재미있는 과학세계를 접해볼 수 있는 곳이다.

김밥 등 도시락을 준비해 박물관 잔디밭 혹은 문화유적지 벤치에서의 점심식사는 그 어느 유명 식당의 비싼음식 못지않은 맛과 분위기를 맛보게 한다.

맑고 청명한 하늘 아래 오순도순 이야기를 하며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도 쌓고 학구적인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조성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이번 봄방학 혹은 주말에 가족 나들이를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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