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부정적 사고… 우울증 부른다
상태바
비관·부정적 사고… 우울증 부른다
  • 박길수 기자
  • 승인 2004년 03월 10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4년 03월 10일 수요일
  • 26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울증 종류·치료방법

우울증은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그 증상의 정도 및 지속기간은 환자에 따라 각기 다르다.

심한 우울증은 업무능력, 수면, 식사 등을 저해하는 여러 증상의 복합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일생 동안 1∼2회 혹은 수회 나타날 수 있다.


◆우울증의 종류

▶신경증적 우울(기분부전 장애)

▲ 우울증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두 배 이상 많다. 그러나 실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는 전체 우울증 환자의 절반 이하로 추산되고 있다.

가벼운 우울증으로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완전한 기능을 못하게 되고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가 장시간 지속된다.

간혹 주요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조울증

우울증과 조증(燥症 : 마음이 답답하여 편치 않는 증세)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로 다른 우울증보다 흔하지는 않다.

간혹 갑자기 기분이 바뀌기도 하나 대개는 서서히 변한다.

조증은 생각, 판단, 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쳐 심각한 문제나 당혹감을 가져오기도 한다.

예를 들면 조증의 시기에 무리한 사업이나 재정적으로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하기도 한다.

▶멜랑콜리아(melancholia)

명백히 우울하다는 기분이 들고 일찍 잠이 깨며, 심한 식욕 감소, 체중 감소, 심한 죄책감이 특징이다.

▶가면성 우울

우울증상이 연령층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소아기에 겪는 상실에 따른 우울증은 이별 불안, 학교공포증, 애착행동, 행동과잉, 성적 저하 등을 보일 수 있다.

사춘기 때는 반사회적 행동, 가출, 무단 결석, 알코올 남용, 약물 남용, 성적 저하 등이 나타난다.

성인에게는 약물 남용, 알코올 중독, 도박, 정신·신체장애 등의 증세가, 노인에게는 건강염려증, 가성치매 등의 양상으로 우울증이 표현된다.

▶산후우울증

출산 후 4주 이내에 발생하는 것으로 출산에 따른 호르몬의 균형 상태가 깨지는 것과 관련되며, 어머니가 되는 것에 대한 불안과 심리적인 갈등이 원인이 된다.

원하지 않던 아이일 때, 남편과 갈등이 있었던 산모인 경우, 아들을 낳아야 하는 것이 몹시 부담스럽던 산모가 딸을 낳은 경우, 평소 우울한 성향이 있었던 성격의 소유자,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환자의 경우에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우울해하고 아기를 보려고 하지 않으며, 말이 없고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모습을 보인다.

단순하게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망상과 연관이 되어 정신병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심한 경우 자살을 하려 하거나 아기에게 해를 끼치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

▶갱년기우울증

갱년기 우울증은 갱년기에 처음 발생하는 우울증으로 초조성 우울증, 심한 절망, 사소한 지난 일에 대한 극도의 후회 등이 주 증상이다.

갱년기는 내분비와 생식선의 감퇴가 시작되는 시기로 신체의 대사장애, 생화학적 변화가 일어나고 자율신경계의 평형이 깨진다.

◆우울증의 치료

일단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고 혼자 조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느껴지면 혼자 이기려고 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우울증 상태에서는 평소에 힘들이지 않고 하던 일도 '태산'처럼 커 보이고 감당하기 어려우므로 가족들이 집안일 등을 도와주어야 한다.

또 이 동안에 직업 전환, 결혼과 이혼 같은 중요한 결정은 증세가 좋아질 때까지  미룬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의 신체는 변화돼생리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던 호르몬·신경전달물질 사이에서 불균형이 초래된다.

이런 불균형을 치료하는 방법은 약물 치료와 전기 충격 치료, 최근엔 자기 자극(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등이 있다.

우울증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두 배 이상 많다.

그러나 실제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는 전체 우울증 환자의 절반 이하로 추산되고 있다.

우울증 환자 중 치료를 받는 환자의 수가 적은 이유는 우울증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살다 보면 누구나 생길 수 있는 것이며, 자신의 의지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울증이 있는 당사자보다도 그 가족이 그런 믿음이 강한 경우에는 환자에게 "왜 그리 의지가 약하냐"고 다그쳐 환자가 점차적으로 궁지에 몰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며칠 동안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것과 '우울증'은 확연히 다르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가치를 잃게 되면 자살 충동이 강하다.

아울러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내가 어쩌다가 이런 데까지 왔나 나 때문에 자식들에게 안 좋은 꼴을 보게 하는구나' 등의 생각이 병원의 도움을 거절하게 만든다.

이 문제는 정신과에 갈 것인가 아니면 혼자 견딜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우울증 극복방안

1. 말없이 참지 않아야 한다.
2. 스트레스를 줄인다.
3. 가벼운 소설이나 잡지를 읽는다.
4. 잠이 안 오면 억지로 잠을 청하지 말고 산책을 한다.
5. 오랜 기간 집에 혼자 있는 것을 피한다.
6. 즐거운 생각을 한다.

정신과 약물 치료를 받고 가족과 함께 자신의 생활을 건강하고 밝게 살 것인가 아니면 편견이나 선입견에 스스로를 얽매어서 얻을 수 있는 이로운 점을 버릴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아울러 '정신과 약을 먹으면 중독된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 병원에 오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우울증의 약물 치료는 처음부터 적정 용량으로 치료할 수 없고, 우울증의 증상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점차로 증량해야 하며 완전히 증상이 치료되는 데는 보통 6∼8주가 걸린다.

그러나 항생제 치료처럼 염증이 없어지면 바로 약물을 끊는 것이 아니라 우울증으로 인해 신체 내부에 생긴 불균형을 바로잡아 주는 데 걸리는 시간이 또 필요하다.

만일 약물 치료로 잠도 잘 자고, 밥맛도 좋아지며,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재미있고 의욕이 생긴다고 6개월 이내에 약물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겉으로 보이는 증상은 좋아졌어도 신체 불균형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다시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충분한 기간의 약물 치료 후에는 점진적인 감량을 해 중단하는 것이 좋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어릴 때 여러 가지 부정적인 경험으로 세상의 모든 문제를 부정적으로 보게 된다.

또 완전한 것이 아니면 아예 포기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완벽하게 행복하지 않으면 나는 비참한 것이다', '무엇이든 제대로 완전하게 되지 않으면 무가치하다', '나는 뭐든 제대로 못하는 실패자다', '내가 조그만 일에 누구에게 기댄다면, 결국 완전히 의존하게 될 것이다'라는 식의 생각을 한다.

약물 치료와 함께 부정적인 사고에 대하여 인지 치료를 병행하거나 대인 관계의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치료를 겸해야 한다.건양대병원 정신과 김지웅 교수 "우울한 사람에게는 친구가 필요하지만 너무 많은 요구는 좌절감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적절한 치료를 함으로써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가 좋아질 수 있으므로 시간을 갖고 격려하고 도와주면 분명히 좋아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도움주신 분 : 충남대병원 정신과 김정란 교수·건양대병원 정신과 김지웅 교수>

빠른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