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안하면 살빼기 '백약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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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안하면 살빼기 '백약무효'
  • 박길수 기자
  • 승인 2004년 03월 24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4년 03월 24일 수요일
  •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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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탈출 방법
▲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운동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질환이 있는 분들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의사의 진찰을 받고 운동의 강도에 대해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비만은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이다.

일시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식이요법을 한다고 낫는 질환이 아니다.

쉽게 체중을 감량하고자 처음부터 약물에 의존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

현재의 체중이 되게끔 했던 생활패턴(운동량, 식사패턴 등)을 전반적으로 수정해서 새로운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중에는 황제다이어트, 포도다이어트, 원푸드다이어트 등 다양하고 매력적인 이름의 다이어트 방법들이 나와 있다.

이러한 여러 방법 중에서 어느 하나 뚜렷하게 부작용 없이 장기간 체중을 만족스럽게 감량시킨다고 결정난 것은 없다.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 수는 있으나 평생을 다이어트 식단으로 지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비만과 당뇨병

비만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인슐린(간에 작용하여 혈액 내의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합성함으로써 혈당량을 줄게 하는 호르몬) 저항성을 들 수 있다.

비만의 정도가 당뇨병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유전적 소인과 지방 분포가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킨다.

비만과 당뇨병을 유발하는 동일 유전자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슐린 수용체의 신호전달 과정의 결함이나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렙틴(leptin·식욕억제 호르몬) 등이 인슐린 저항성에 관여한다.

이는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 기능과 관련이 있는데 인슐린 저항성을 보상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다가 그 한계를 넘으면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면서 당뇨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결국 비만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이 유지되다가 인슐린 분비 감소가 겹침으로써 당뇨병이 발생한다.

이런 측면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시기에 체중 감량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면 당뇨병 예방뿐만 아니라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최근에 발표된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보면 내당능 장애를 가진 사람에서 4년간 칼로리 제한(1500칼로리/일)과 운동(3∼4회/주)을 시행한 결과 6개월에 체중이 7㎏ 감소했고 이후 4년 동안 체중 감소를 유지하였더니 당뇨병의 누적 발생률이 58% 감소했다.

◆비만과 고혈압

고혈압은 심한 비만의 약 60%에서 가장 흔히 동반되는 질환이다.

지방조직에서 분비하는 렙틴이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 식욕을 억제하고 체열 발산을 조장해 체중을 조절하려는 일환으로 교감신경계도 항진시켜 혈압이 상승한다.

또한 비만과 동반된 고혈압 환자는 대부분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상태로, 이러한 인슐린의 작용이 원할하지 못해 복부 내장 지방으로부터 NEFA(non esterfied fatty acid)의 분비가 증가해 이물질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비만 고혈압의 치료는 체중 감량이 필수적이며 4.5㎏ 정도만 감량해도 혈압을 감소시키고 고혈압 약의 효과를 배가시킬 뿐만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과 교감신경계 활성 억제 효과가 있으며 저염식, 신체적 운동 등이 필수적 권장 사항이다.

◆비만과 고지혈증

비만증에는 지단백 대사의 이상으로 중성지방과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감소하여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지질 대사에는 지단백 리파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비만증과 함께 동반되는 인슐린 저항성에 의하여 이 효소의 작용이 억제돼 지질 대사의 이상을 초래한다.

지방의 섭취 비율을 총 칼로리의 25∼30% 이내로 하고 이 중 포화 지방산의 비율을 7% 이내, 불포화 지방의 비율을 10% 이상으로 늘리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식이섬유, 콩류 섭취를 많이 한다.

◆식사요법

먼저 자신의 식습관을 알아야 한다.

식사량, 즐겨 먹는 음식의 종류, 식사시간, 먹는 속도, 과식을 하게 되면 자신이 어떤 상태에서 그렇게 되는지 등을 기록한다.

가계부를 적는 것처럼 기록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이런 노력이 절대로 헛된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끼니를 거르거나 단식으로 굶지 마라?

끼니를 거르거나 굶게 되면 단기간 체중이 빠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원하는 지방보다 수분이나 단백질이 빠져 근육량이 줄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체지방을 줄이기가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무조건 먹지 않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식사량을 조금씩 줄이는 점진적 방식이 권장된다.

-식사량은 어느 정도로 줄여야 하는가?

하루 500칼로리 정도의 식사량을 줄이면 매달 체지방 2㎏의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끼니마다 먹는 밥의 양을 현재보다 3분의 2 수준으로 줄이도록 한다.

-기름진 음식만 피하면 되나?

기름진 음식은 열량이 높아 체중 감량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밥이나 떡, 국수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운동요법

자신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운동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의사의 진찰을 받고 운동의 강도에 대해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특별한 질환이 없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자신에게 맞는 운동 강도를 정할 수 있다.

1회 운동시간은 자신에게 적당한 운동 강도에서 30~9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체력이 약하거나 처음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짧게 시작하여 점차 운동시간을 늘리고, 체력이 강하거나 평소에 운동을 했던 경우에는 길게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의 횟수는 일주일에 3~5일 정도 하는 것이 좋으며, 1~2일 이하면 운동 효과가 적다.

처음 2~6주 동안은 운동에 적응하는 단계로, 일주일에 3회 정도 약한 강도로 운동을 하고, 그 이후로는 운동을 증진시키는 단계로 2~4주마다 조금씩 강도와 시간을 증가시켜 나간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비만치료제로 FDA(미국 식품의약국 :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서 공인된 약제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의약품들은 치료받는 환자의 상태나 조건에 따라 선택해서 사용하게 되는데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만으로 감량이 잘 안되거나, 음식을 보면 참기 어려운 경우에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

약물 사용 기간은 상황에 따라 몇 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사용할 수 있으나 인정되지 않은 약제는 부작용이나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도움주신 분 : 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이강건 교수·대전한국병원 내과 과장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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