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부살이 이제 그만…독립청사 도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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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부살이 이제 그만…독립청사 도민의 힘
  • 충청투데이
  • 승인 2014년 10월 29일 20시 08분
  • 지면게재일 2014년 10월 30일 목요일
  •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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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회무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위원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조가 쇠퇴하거나 권위가 실추되었을 경우 권위를 회복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왕궁을 웅장하고 화려하게 짓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곤궁한 백성의 형편을 생각해야 한다며 왕궁증축을 반대하는 충신은 언제나 있어왔다. 요즘은 이러한 충신의 역할을 언론이 담당해 오고 있다.

며칠 전 이언구 충북도의회 의장이 독립청사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자 언론이 민생을 거론하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모습을 보니 가슴 한켠이 시원하기도 하고 답답해 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선 청사를 크고 호화롭게 짓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으로 청사면적을 제한해 오고 있다. 이 법 시행령 제95조 제2항의 규정에 의거, 충북도는 3만 9089㎡, 충북도의회는 9878㎡까지 청사를 사용할 수가 있다. 그러나 현재 충북도는 2만 8230㎡, 도의회는 6477㎡의 청사를 사용하고 있어 기준면적보다 충북도는 1만 859㎡가, 도의회는 3401㎡ 정도 부족한 실정이다. 사무실 부족, 회의실 부족, 민원인 접대공간 부족으로 충북도나 도의회 모두 고통을 겪고 있다.

현재 충북도와 도의회 전체 회의실은 5개소(대회의실, 중회의실, 소회의실, 영상회의실, 의회회의실)가 있지만, 중회의실은 새로운 기구가 출범할 때마다 사무실로 사용해 왔기 때문에 직원들은 회의가 있을 때마다 회의장소를 구하느라 무척이나 애를 먹고 있다. 청내에서 회의장소를 구하지 못해 외부 다른 기관에 부탁해 마련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도의회가 독립청사를 지어 나가고, 현재 의회가 사용하던 공간을 충북도에서 사용해 사무실 부족현상도 해결하는 방안임을 인식한 이언구 의장이 지난 10월 22일 도의회 독립청사 문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언론에서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다. 충북도의 재정자립도 문제, 예산확보의 어려움, 경기불황 등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200억원이라는 많은 예산을 들여 독립청사를 짓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도의회 독립청사 건립은 단순히 도의회만의 과제는 아니다. 충북도의회는 1993년부터 21년간 집행부인 도 청사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쓰고 있는 충북도청 신관은 공간이 부족해 토론회나 공청회 등을 할 수 없음은 물론, 찾아오는 민원인과 대화할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외국 등 외부에서 오신 손님을 맞이할 영접공간도 없는 형편이다.

도의회 청사건립은 지난 9대 의회부터 거론돼 왔고, 도에서도 청사의 업무공간 확충을 위해 교육청과 교환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다. 또 중앙초등학교는 초대 도의회 의사당이 있던 곳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충북도와 도교육청, 도의회와의 효율적인 업무추진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도청 인근에 신축하는 것이 좋은데 누가 보아도 중앙초 자리가 최적인 장소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도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그 뜻을 도정에 적극 반영해 도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대처하고 활동할 공간 확보는 바로 도민의 힘이자 도민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한다.

도의원들이 도민의 행복을 위해 더 매진하고 도청 직원들도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벗어나 잘사는 충북건설에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청사건립을 추진하는 것이지, 결코 의회의 권위를 내세워 도민에게 군림하고자 넓고 호화로운 청사건립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헤아려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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