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도 명절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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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도 명절이 싫다
  • 박한샘 기자
  • 승인 2015년 02월 17일 14시 00분
  • 지면게재일 2015년 02월 18일 수요일
  •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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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1명 설문 34% “가족모임 참석 않겠다”
충북도내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26) 씨는 명절 기간 집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2년 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 씨에게 친척 어른들의 ‘빨리 취업해야지’, ‘나이가 더 들면 누가 신입사원으로 써주겠느냐’, ‘누구는 대기업에 한 번에 붙었다더라’는 식의 걱정섞인 말이 외려 부담으로 다가올 뿐이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조카들의 의미 없는 말도 오랜 취업 준비로 지칠대로 지친 김 씨의 가슴에 비수로 꽂힌다.

김 씨는 “어린 조카들이 ‘서울에 있는 유명 대학에 갔으면 유명한 회사에 취직했을텐데’라고 말할 때면 머리를 쥐어박고 싶다”며 “예전 같으면 장난으로 받아들일 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말했다.

17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취업준비생 18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629명(34%)이 설명절 가족 모임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가족 모임에 불참하는 이유(복수응답)는 ‘취업과 관련된 친지들의 관심을 받고 싶지 않아서(48.6%)’, ‘취업 준비를 해야 해서(40.8%)’, ‘원래 친지 모임을 갖지 않아서(19%)’,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싶어서(18.9%)’, ‘학원, 여행 등의 일정 때문(7.5%)’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업준비생 10명 중 6명이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명절 스트레스 이유(복수응답)는 '연휴에도 이어지는 취업 부담감'이 54.4%로 가장 높았고, '취업하지 못해 떳떳하지 못한 처지(48.2%)'가 뒤를 이었다.

취업준비생 A 씨는 “부모님들도 자식 걱정에 이렇다 저렇다 말을 안하는데 자주 만나지도 못하는 친척들에게 취업과 관련된 잔소리를 들으면 속상하다”며 “즐거운 명절에 기분을 망치느니 모임에 참석하지 않고 집에서 필요한 공부를 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말했다.

박한샘 기자 p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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