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名)이 생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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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名)이 생긴 사연
  • 충청투데이
  • 승인 2015년 07월 07일 19시 45분
  • 지면게재일 2015년 07월 08일 수요일
  •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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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이름. 사람이나 사물 그리고 개념 등을 가리키거나 부르는 의미기능이다. 집합을 통틀어 나타내거나 특정한 문맥 안에서 완전히 유일한 물건이나 개념을 나타낸다. '말을 하거나 전하다'의 뜻인 '이르다'의 명사형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먼저 이름을 짓는다. 동식물도 새로이 발견되거나 만들어지면 반드시 '학명(學名)'이란 이름을 얻는다. 이미 이름을 가진 사람이나 동식물과 구분하기 위해서다. 이름 없는 동식물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나 그 이름이 의사소통을 해야 의미를 가진다. 인간과 인간은 서로 이름을 불러 소통을 한다. 인간은 일부 동물(애완견 등)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그 이름을 불러 일방적으로 소통한다. 사실 상호 행위적 반응이 없는 이름은 그냥 구분에 지나지 않는다. 의사소통 기능의 이름이 언제 어떻게 해서 탄생했는가.

이름은 한자로 '名(명)'이다. 중국 황화강 유역에서 3300여년 전에 탄생했다고 한다. 이를 파획하면 '夕(석)’과 ‘口(구)'다. '저녁 입'이다. 저녁이 되면 서서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훤한 낮에는 함께 있던 사람을 누구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굳이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소통이 가능했다. 얼굴을 보거나 손으로 몸을 건드리는 등으로 접촉을 통해 소통의지를 알려 대화를 하거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밤이 되어 컴컴하면 누구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다. 함께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경우 소통이 더욱 어렵다. 입으로 소리를 내어 부를 특정의 뭔가가 필요했다. 특정의 이름을 지어 부르면 컴컴해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각각 구분할 수 있는 호칭이 탄생했다. 그러니까 이름은 밤을 위해 탄생한 셈이다. 아무리 암흑이라도 이름을 부르면 쉽게 확인돼 의사소통이 가능해진 게다. 낮에도 눈짓이나 접촉보다 이름을 불러 소통의사를 전달하니 너무 편리했다. 이리하여 주야 구분 없이 이름이 사용된 것이다.

제 값을 못하는 이름들이 많다. 특히 정치인들이 그렇다. 고유이름이 한 범주로 묶이면서 보통이름이 되면 특히 더욱 그렇다. 젠틀한 신사가 예비군복을 입으면 노상방뇨하는 우스운 것처럼 말이다. '名(명)'이 '酩(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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