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우리 가정을 변화시켜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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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우리 가정을 변화시켜야 하는가
  • 충청투데이
  • 승인 2015년 07월 26일 17시 41분
  • 지면게재일 2015년 07월 27일 월요일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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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강전용 대전 산성동성당 주임신부
일반적으로 가정이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혼인의 합의로써 영속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서 부부와 자녀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사회의 가장 작은 기본 단위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다변화와 급격한 변화로 혼인과 가정의 중요성은 점차로 상실됐으며, 생명경시와 이기주의적 체제 속에서 현대의 가정은 개인주의, 물질 만능주의, 부부 중심주의, 향락주의 등에 의해 본질적인 본성을 잃어 가정의 붕괴와 해체 현상을 가져오는 이혼이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가정은 어떤 상황인가? 한국의 저출산 현상은 매우 심각하다. 2012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출산율은 1.297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 사회에서는 자녀 출산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로 자녀 출산과 양육, 교육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이 지적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쟁과 능력 위주의 사회 분위기, 물질 위주의 삶, 개인 행복 우선주의, 이기주의 확산 등이 가정생활을 올바르게 해나가기 어렵게 하고 있다. 부모들의 노동시간 증가와 고용 불안,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인해 가정에서 기도와 신앙생활이 뒷전으로 밀리는 실정이다. 젊은 세대는 장기 불황의 여파로 사랑과 혼인,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세속주의와 쾌락주의의 확산, 사이비 종교와 잘못된 종교관,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문화, 성윤리 의식의 약화, 그리고 우리 사회의 지나친 교육열과 경쟁 구조가 우리의 가정생활을 재편한다. 자녀들은 방과 후 사교육 등으로 인해 부모보다 더 늦은 시간에 가정에 돌아오고 청소년들은 오로지 삶의 목적을 성적의 향상에 두고 있다(이런 학력 사회의 비극으로서 때때로 기대의 압박이 지나치게 강하여 사회적 낙오와 자살을 초래. 경제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률 1위). 텔레비전, 컴퓨터, 스마트폰 등이 가족 간 대화를 방해하고 공동체성을 상실시키며 서로를 소외시킨다. 스마트폰 보급률과 인터넷 사용률이 세계 1위를 자랑하는 한국의 경우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령화 현상으로 노인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나이든 부모를 부양하는 문제로 가족 간 갈등이 심각한 경우가 많으며, 조손 가정과 독거 노인 문제도 심각하다. 다문화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다문화 가정의 부부생활과 자녀 교육의 문제, 국제 결혼 후 이혼한 부부의 자녀 양육 문제 등이 대두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사회와 교회의 기초 공동체인 가정은 '죽음의 문화'로 병들고 파괴 되고 가치를 상실해 가고 있다. 그러므로 가정이 지닌 본래의 가치와 고귀함을 회복하고 가정 제도를 보호하고 가정을 사랑과 친교의 공동체로 바꾸는 것은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사명이다. 왜냐하면 가정은 인류를 위한 하느님의 선물이고 희망이요, 우리들의 영원한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회칙 ‘인간의 구원자’에서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 인간에게 사랑이 계시되지 않을 때, 인간이 사랑을 만나지 못할 때, 사랑을 체험하고 자기 것으로 삼지 못할 때, 사랑에 깊이 참여하지 못할 때, 인간은 자기에게도 불가해한 존재로 남게 되며, 생은 무의미하다. 사랑으로 세워지고 생명을 받는 가정은 인간들의 공동체, 곧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친척들의 공동체다. 가정의 첫째 임무는 진정한 인간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데 끊임없는 노력을 쏟으면서 일치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다. 그 임무의 내적 원리, 영원한 원동력, 최종적 목표는 사랑이다. 사랑이 없이 가정은 인간들의 공동체일 수 없다."(인간의 구원자·Redemptor Hominis, 10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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