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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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 충청투데이
  • 승인 2015년 12월 22일 20시 37분
  • 지면게재일 2015년 12월 23일 수요일
  •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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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속 사연]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사이코패스(Psychopath). 반사회적 성격장애증을 앓는 사람을 가리킨다. 범행을 저질러야 성격장애증이 나타난다. 평소에는 주변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한다. 1920년대 독일 정신의학자 쿠르트 슈나이더가 처음 소개한 정신병질의 개념이다. 감정을 지배하는 전두엽 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15% 밖에 활성화되지 않은 데다 공격성향을 억제하는 세로토닌이 부족하다. 타인 고통에 무감각하고 양심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처벌 역시 두려워하지 않는다.

갈수록 사이코패스가 늘고 있다. "묻지 마 살인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이코패스가 아니고 서야 저런 극악무도한 짓을 감히 저질러" 언론에서 흔히 접하는 문구다. 이 사이코패스에 어떤 사연이 있고 원조는 누구일까.

기원전 그리스 아테네에서 좀 떨어진 강가에 프로쿠루스테스(Procrustes:포세이돈 아들)가 살았다. 노상강도 신이지만 나그네의 금품을 빼앗기는커녕 나그네를 일삼아 죽이는 게 주된 관심사였다. 나그네를 집으로 유인해 일단 자신이 만든 쇠 침대에 묶었다. 침대보다 크면 다리를 자르고, 작으면 다리를 잡아 늘리는 방법으로 죄다 죽였다. 어느 나그네도 이놈에게 얻어걸리면 죽음을 면하지 못했다. 참으로 황당하지 않는가. 제멋대로 침대 길이를 만들어 놓고 그보다 크거나 작으면 모조리 죽였으니 말이다. 제 정신이 아니고서야 이런 짓을 감히 저지를 수 있겠는가. 여기서 '프로쿠루스테스의 침대'가 탄생했다. 당초 '무자비하고 이유 없이 죽이는 행위'였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타인 의견을 무시한 채 제 의견을 관철시키거나 제멋대로 해석해 아전 인수하는 짓'을 일컫는 다소 부드러운 말로 변했다.

프로쿠루스테스 본명은 '늘이는 자 혹은 두드려 펴는 자'의 뜻인 폴리페몬(polypemon)이다. 공교롭게 사이코패스도 그리스 말로 '잡아 늘이는 놈'이다. 그렇다면 사이코패스의 원조는 프로쿠루스테스인 셈이 아닌가. 이 사이코패스의 원조는 아테네 영웅 테세우스에게 그 침대에서 같은 방법으로 죽임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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