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비례 배정도 지켜지지 않아
투표율 높았던 젊은층 변화 열망 정치권 제대로 반영할 지 우려

한국방송공사(KBS)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20대의 투표율은 49.4%로, 이는 지난 19대 국회의원 총선 투표율(36.2%)보다 13.2%p 상승하며 전체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이름을 올린 20~30대 당선인은 총 3명으로 전체 의석수(300석)의 1%에 불과했다. 이는 16대 국회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20~30대 당선인 수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23명에 달했고 18대 총선에서 7명, 19대 총선에서 9명 등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자 중 20~30대 후보는 단 1명이 당선되는데 그쳤고, 나머지 2명의 당선인은 비례대표를 통해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젊은 정치인’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은 국내 정치의 공천 특성상 각 정당은 일부 비례대표 의석을 ‘청년몫’으로 배정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그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실제 총 17석의 비례대표를 얻은 새누리당의 경우 44명의 비례대표 후보 중 ‘청년’으로 신보라(33·여) 당선인만 7번에 배치시켰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27명의 비례대표 당선자 가운데 3명이 30대였다.
더민주는 13석의 비례대표를 얻었지만 20~30대 청년 당선자를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했고, 부산 연제 선거구에서 김해영(39) 당선인이 턱걸이로 30대 당선인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당에서는 29세의 김수민 당선인이 비례대표 7번을 배정받아 ‘금배지’를 달게 됐다. 그는 18번까지 후보를 낸 국민의당 유일의 30대였다.
이를 두고 높은 투표참여로 ‘사회 변혁’에 대한 열망을 표출한 젊은 세대의 요구를 ‘노회한’ 정치권이 제대로 반영할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30대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청년층의 국회입성이 크게 위축된 것을 두고 ‘현실정치 내 우리세대의 대변자’가 사라졌다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표에 참여했다는 비정규직 직장인 이모(28·대전시 서구) 씨는 “현재 우리 정치에는 그 어느때보다 ‘청년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청년들이 겪는 상황에 대한 입장과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는 정치인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청년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문제를 시스템적인 방식(정치)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열망을 표출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휘재 기자 sparklehj@cctoday.co.kr